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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탑건 매버릭 "영화다운 영화"

by EmoJumo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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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 앞서

스포일러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마시고 영화를 보고난 후 저의 개인적인 느낌위 주의 후기이니 편한 마음으로 의식의 흐름대로 읽으시길 권장드립니다. 

사실 탑건 매버릭은 결말을 알고봐도 즐거운 영화라 생각합니다. 그 결말을 보기 위한 영화가 아니라, 결말까지 가는 과정이 정말 즐거운 영화였습니다.

 

나는 탑건을 보지 못한 상태로 탑건 매버릭을 접했다.

그도 그럴게 탑건의 개봉일은 1986년 5월 16일이다.(미국 개봉일 기준) 내가 태어나기 한참전에 개봉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탑건은 내게 익숙한 영화였다. 아~ 톰 크루즈 데뷔작? 비행기 타고다니는? 톰 크루즈가 그렇게 잘생겼다면서? 하며, 구설수에 자주 올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큰 기대를 하고 본 영화는 아니었지만, 상상이상으로 큰 영향을 준 영화였다.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였어도 다시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영화는 없었는데, 탑건 매버릭은 정말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손에 땀을 쥐고 본, 다시보고 싶은 영화였다. 요즘 영화의 평가들을 보면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많다. 어느정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어렸을때, 명작을 보며 느꼈던 감동과 긴장감, 영화가 끝났을 때 나도 모르게 꽉 쥐고 있던 양손에 가득한 땀과 긴장이 풀리며 느끼는 희열감. 그래도 나름 재밌는 영화였지~ 하며 넘겨짚었지만 그런 감동을 느낀지 오래되었다. 탑건 매버릭은 내게 그런 감동을 선사한 영화였다.

 

1986년 개봉한 탑건을 보진 않았지만, 탑건 매버릭을 보는내내 옛날 영화의 향수 느낌이 난다고 느꼈다. 투박한 촬영구도, 영상넘기기, 배경음악과 전개속도. 명작은 그 결말을 알고서도 다시 찾아보게 된다는 말이 있듯이, 이런 부분이 거부감은 커녕, 탑건도 보고 싶다는 욕망을 만들어 냈다. 물론 촬영기법이나 배우들의 연기,연출, 시대상의 반영은 현대적이었다. 나중에 탑건을 보고 느낀것이지만, 클래식함과 모던함을 정말 잘 섞어내서 표현했다 생각한다.

 

탑건 시리즈의 매력중 하나는 무심한 듯 무수히 던지는 떡밥들과 자칫 투박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전개속도였다. 흔하디 흔한, 몇시간 후, 몇년 뒤, XX구역에서 같은 자막이 단 하나도 없었다. 적어도 내 기억엔 전혀 없었다. 나는 오히려 그런 점때문에 더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한두번 엥 그래서 여기가 어딘데? 얘가 누군데? 얼마나 지난건데? 라고 느낄쯤 어렴풋이 지난 대화들에서 그 해답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대사 하나, 등장인물들의 행동 하나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그런 투박함과 클래식함 사이에서 현대 영화들과의 차별점이 매력적이었다.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그런 점이 좋았다. 한창 잘나가던 주인공이 큰 절망에 빠져서 허우적댈때, 조력자가 등장해 용기를 심어주며 극적으로 상황을 반전시키는 주인공. 분명 글로 써보면 뻔하고 클래식한 설정이다. 그동안 그런류의 수많은 영화가 나왔고, 자칫하면 진부하다는 평을 들을 수 있는 전개가 되어버렸다. 분명 글로 정리해보면 그런 진부한 시나리오다. 한 번이라도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단연컨데, '전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지않았다. 오히려 클래식의 정석을 보는 기분이었다. 만약 이 의견에 '아니? 진짜 진부하고 지루해서 중간부터 자버렸는데?' 라고 반문한다면 이 감동을 함께할 수 없는 당신이 안타까울 따름이니 조용히 뒤로가기를 눌러주기 바란다.

 

만약 당신이 내 글을 읽고 '아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겠네 영화 한편 다봤다~' 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탑건 매버릭 예매를 진행하고 다시 글을 이어 읽기를 권장한다. 왜 클래식 영화가 클래식한지, 왜 명작은 결말을 알고서 다시 찾아보게 되는지 잘 느낄 수 있는 명작이었다. 이후로 집으로가 곧장 넷플릭스에서 탑건을 시청했다. 그리고 내가 클래식 하다고 느껴졌던 부분들이 탑건의 향수를 불러오기 위해 똑같은 장면과 소품들을 사용했다는걸 알게 되었다. 그 당시에 실제 탑건을 봤던 사람들이라면 훨씬 더 큰 감동을 느꼈을 것임을 직감했다. 가질 수 없는 감동은 아쉬운대로 남긴채, 탑건을 끝까지 다 본 결과, 탑건 매버릭을 보며 생각했던 궁금증들이 어느정도는 해소되었고 어느정도는 여전히 미궁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해결되지 않는 의문을 가지게 되면 굉장히 답답하기 마련인데, 탑건 매버릭은 그러지 않았다. 애초에 그런 영화이기 때문이다. 마치 '상남자' 같은 영화다. 이런 저런 궁금증을 만들지만, "그런건 별로 중요하지 않아. 생각하지 말고 그냥 영화를 즐겨!" 라며 외치는 것 같다. 실제로 Just do it! 의 의미가 강하게 담긴 영화인 점도 있지만, 영화의 전개방식이, 떡밥을 뿌리며 전혀 뒤돌아보지 않는, 한번 뿌린 떡밥을 지속해서 시청자에게 자극시키지 않는 그런 점이 러닝타임 2시간을 2분으로 느끼게 만든 핵심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한달에 한편이상은 꼭 영화를 보던 학창시절엔 2시간이 2분같던 영화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2시간이 정말 2시간 같던 영화들이 많다고 느꼈다. 그냥 그런게 평균적인 거라고 생각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10분내외의 빠른 템포에 따라 1시간반에서 길게는 3시간이 되는 영화는 트렌드에는 조금 맞지 않는 영상매체라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 작가가 말하고 싶은건 너무 많은데, 어떻게든 시청자들에게 이런점을 각인시켜야겠고, 그러기엔 2시간은 너무 짧아서 억지를 부리는 느낌이 강했다. 그런 이것저것 챙기기 급급한 영화들에 비해, 탑건 매버릭은 간단 명료하게, "딱 한번 말할꺼니까 귓구멍 열고 잘 듣고 있어라." 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결론은

톰 크루즈 형님 너무 잘생겼습니다. 나이가 들었음이 묻어나오는 모습이었지만, 올해로 60세 라는 걸 알고 보면 그 생각이 알아서 귀가할 것이다. 물론 다른 어린 배우들에 비해 노련함이 묻어나오는건 사실이지만.. 동년배의 다른 배우들과 등장인물에 비교해보면.. 뭔가 배우들의 캐스팅 나이대가 잘못됬나? 느낄정도였다.

그리고 탑건 을 보면....어.. 그러니까 이 나이대 톰 크루즈랑 탑건 매버릭의 젊은 배우들이 동갑..인거...야? 10년은 어려보이는데..? 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정말 10년 정도 어린것이었다. 설정상, 탑건의 톰 크루즈는 사관생도로, 탑건 매버릭의 젊은 배우들(루스터, 행맨, 피닉스, 밥 등) 은 이미 한참전에 졸업하고 다시 소집된 거니까, 설정상 문제는 없었다. 아무튼 톰 크루즈 형님 잘생기셨다구요. 나이가 듦에 따라 가슴근육이 처졌다고 생각했는데, 탑건을 보니 원래 그런 가슴근육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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