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친구와 만나 연애상담을 들어주었습니다.
상담내용인 즉슨, 어떤 남자애 한테 푹 빠진거같은데 이게 맞느냐? 였습니다.
그간 다른 남자도 만나보고 취미를 가져보거나 더 잘생기고, 더 돈많고, 더 상냥하고 뭐튼...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해봤는데 결국 다 잘 안되더라.. 근데 한 남자애가 자꾸 생각이 나서 눈에 밟힌다.
뭐 대충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여러분도 다들 그런 경험이 한 번씩은 있었을겁니다.
내가 좋아하나? 싶은 그런 감정.. 아냐 분명 안 좋아해.. 얼굴도 못생겼구.. 돈이 많은 것도 아니구.. 키가 큰것두 아니구.. 어쩌구 저쩌구...
이런 고민이라면 이미 답은 나왔습니다.
아니 어쩌면 현명한 여러분은 진실을 알고서 회피하고 싶은걸지도 모르죠.
그의 단점들을 읊으며 내가 그를 좋아할리 없다는 이유를 나열하는 것은
이미 그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구요.
진짜 싫었으면 싫어하는 이유를 나열하는게 아니라 그냥 생각조차 안나는게 정상입니다.
누군가 육성으로 물어보기 전까지 그 사람에 대한 생각조차 안날거라구요.
학교다닐때 교실구석에 찌그러져서 근처에 가면 냄세 풀풀나고 조용히 말도 안하고 안경에 여드름에 뚱뚱하고 말도 안하는 학우님의 이름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진짜 싫은건' 그렇게 기억조차 남지 않는겁니다.
그리고 당신이 짜증나는건 그에게서 원하는걸 '얻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원하는 욕구가 있고 그걸 충족하지 못하면 절망하거나, 짜증내거나 혹은 분노하게 되어있습니다.
질투를 유발하는 남자에게 제대로 걸렸다고 할 수 있죠.
슬퍼하실 필요 없습니다! 당신을 정말 즐겁게 해줄 소중한 인연을 만났을지도 모르니까요.
단, 여기에 너무 푹 빠지면 본인만 정말 힘들어 질 수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하지만, '이 실험'을 알고 난 뒤엔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인간 관계를 가질 수 있을 겁니다. 잘 봐주세요!
여기 유명한 원숭이 또는 생쥐를 이용한 실험이 있죠.
네? 왜 갑자기 쌩뚱맞은 과학실험 이야기냐구요? 당신이 짜증난 이유를 완벽하게 해설해줄테니 끝까지 들어보세요.
원숭이와 버튼을 격리된 공간에 가두고 버튼을 눌렀을 때, 100%확률로 바나나가 나오는 버튼과 눌러도 아무일이 일어나지 않는 버튼이 있습니다.
원숭이는 어떤 버튼에 더 관심을 가질까요?
정답은 둘 다 관심이 뚝- 떨어지게 된답니다.
무조건 바나나가 나오게 되면 원숭이는 배가 고플때만 버튼을 찾게 됩니다. 그 외에는 버튼에 대한 관심이 뚝-떨어져 버리고 말죠.
반대로 바나나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면 마찬가지로 원숭이는 버튼에 대한 관심이 싹 사라지게 됩니다. 그냥 딸깍거리는 장난감 정도로 인식하게 되는거죠.
원숭이가 정말 미친듯이 버튼을 누르게 하는 방법은 따로 있죠.
바로 어쩔 땐 버튼을 눌렀을 때 바나나가 나오고? 어쩔땐 나오지 않게 만드는 겁니다.
그럼 원숭이는 버튼을 누르면 바나나가 나오는건 알겠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나오는건지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고민하고 짜증내고 분노하고 그러다 바나나가 나오면 좋아서 팔짝 뛰게 되죠.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지 않나요?
주사위를 굴려서 홀수가 나오면 돈을 따고 짝수가 나오면 돈을 잃게되는 50%의 확률로 기뻐하거나 절망하는...
맞습니다. 도박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죠. 그저 무작위인 주사위의 눈금 하나에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실험은 사람이 도박에 빠지는 과정을 알아보기위한 실험이었습니다.
대충 눈치가 빠르신 분들이라면 내가 왜 여기에 그렇게 짜증이나고 화가 났는지 알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를 안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진 않습니다.
사실 매력있는 이성에게 또는 서로에게 이런 저런 스트레스를 주며 눈치를 보는 것이 진정한 썸, 연인간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짜릿함 아닐까요? 어느정도 구속함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고 입증하는 것이 연애의 즐거움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감정을 마음껏 즐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혹시 그 과정에서 너무 스트레스받고 화가 난다면 이 실험을 기억해보시길 바랍니다. 나는 지금 도박에 빠진 원숭이가 되어있진 않은가.. 하고 말이죠.
한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내가 조절할 수 없는 것에 너무 조바심 가지지 마세요. 예를 들면 매력적인 이성의 마음이라던가..
당신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입니다. 조금 더 머릿속을 비워보세요.
그리고 행동을 취할 때, 잃는 것과 얻는 것에 대해 차분히 생각해보세요. 아마 도박에 빠진 원숭이라면 이미 재산을 다 탕진해서 잃을 것도 없을테니.. 최대한 얻을 것이 많겠다! 생각되는 쪽으로 행동을 취하면 되겠죠?
이것도 저것도 도저히 뭘 해야할지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안하는 것' 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을 미치광이로 만들어버린 버튼 또한 '눌러주지 않으면 언제 도박에 빠진 원숭이가 될 지 모르거든요.'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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