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고 싶은 시간, 후회되는 순간에 대해 생각해봤다.
가끔 그런 질문을 받는다.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이 있어?”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언제야?”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질문 같지만
문득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나도 가만히 되짚어봤다.
정말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어디쯤을 선택할까?
나한테는 그게 중학교 시절인 것 같다.
요즘처럼 어른이 된 후에는
뭘 하든 늘 계산이 따라온다.
‘이걸 해서 나한테 무슨 이득이 있을까?’
‘시간 대비 효율은 어떨까?’
‘혹시 실수하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들.
근데 중학교 때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말 그대로 ‘순수하게’ 놀았던 것 같다.
그냥 친구가 “야, 피시방 가자” 하면
별 고민 없이 뛰쳐나가고,
운동장에서 이유 없이 달리기도 하고
라면 하나에 웃고 떠들고.
그게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아무 계산 없이, 아무 책임 없이 살아본 시절.
다시 돌아간다면 뭐 하고 싶냐고?
솔직히… 뭔가 대단한 걸 하겠다는 건 아니다.
아마 비슷하게 살 것 같다.
근데 말이지,
그땐 그 시절이 그렇게 소중한 건 줄 몰랐거든.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다.
그 시절이 내 인생에서 얼마나 순수했고
얼마나 편안했는지.
지금의 나는 뭐든 ‘의미’를 부여해야만 움직이고
‘성과’가 없으면 허탈해지고
‘효율’이 없으면 괜히 불안해진다.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이번엔 그 날들을 조금 더 음미하면서 살고 싶다.
친구랑 웃었던 그 말 한 마디,
비 오는 날 우산 없이 뛰었던 그 순간,
엄마가 싸주던 도시락 냄새까지도.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돌아보면 진짜 소중한 기억들이야.
물론 단점도 있지.
다시 돌아가면…
군대도 다시 가야 한다는 거.
와… 이건 진짜 생각만 해도 슬프다.
심지어 그때로 돌아가면
내가 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 길을 선택하겠지.
내가 고른 게 아니었어도,
그 시절의 나로선 그게 최선의 선택이었을 테니까.
그러고 보면,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인생이 크게 바뀔 것 같진 않다.
우리는 결국, 그때의 나로 살아가니까.
근데도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느끼는 건
아마도 ‘다시 경험하고 싶은 감정’ 때문인 것 같다.
그 맑음, 그 자유로움, 그 걱정 없음.
요즘은 하루가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
바쁘게 살다 보면
하루하루가 그저 ‘해야 할 일’을 처리하는 루틴처럼 느껴지고.
그래서일까?
그냥 잠깐이라도 돌아가서
아무것도 고민하지 않고 뛰어놀던
그 시절의 나를 마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어쩌면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때의 마음을 지금 내 하루 속에서
조금씩이라도 꺼내보려고 한다.
산책을 더 자주 하고,
노을을 보며 멍도 좀 때리고,
좋아하는 노래 하나에 집중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이유 없는 웃음을 찾아보는 것.
그게 어른이 된 지금,
내가 그때로 돌아가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아닐까?
여러분은 어디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돌아간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으신가요?
지금의 내가 그때를 그리워하듯,
앞으로의 내가 오늘을 그리워하게 되지 않도록
오늘을 조금 더 ‘나답게’ 살아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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